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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료 문원(2001-11-29 10:14:08, Hit : 2353, Vote : 259
 삼국지 공명전 1장 1편 (복룡과 봉추)
영웅이 난세를 부르는가... 시대가 영웅을 부르는가?
흔히들 달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하는 말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이론 따위는 중요치 않다. 영제의 타락의 극치의 행동과 십상시들의 횡포로 후한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지방 제후들은 이미 기울어진 후한 조정의 명을 거역하고 독자적으로 거병하여 땅을 넓혀가고 있었다. 이른바 군웅할거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난세의 시작이다.

" 우리 황제 칼 휘둘러 세상을 평정하고

왕업의 터 닦은 지 4백 년이 되었네.

환제.영제에 이르러 화덕(火德) 스러지니

간신 적자들이 재상자리를 차지했구나.

푸른 뱀이 용상 곁에 떨어지고

요사스런 무지개 옥당에 뜸이여.

도적떼 개미처럼 무리지어 사방에 일고

간사스런 뭇 영웅 매가 솟듯 기운차네.

답답하고 안타까울손 우리네 심사

시골 술집에 앉아 술로 시름을 끈다.

이 한몸 착하게 지니니 종일토록 평안하구나.

천고에 썩지 않는 이름 어찌 바랄 것이랴. "

융중 어귀 한 초가에서 한 선비의 시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 후우... "
그는 술을 한 잔 들이킨 뒤 소매로 입을 닦으며 눈을 지긋이 감고 글을 쓰고 있었다.

" 공명 있는가? "
초가집 사립문 밖에서 약간 깡마르고 초췌해보이는 선비 하나가 그를 불렀다.
공명은 문뜩 사립문을 바라보다가 반가운 듯 맨발로 마중을 나갔다.
" 음, 최주평이 아닌가? 그래... 허창 여행은 어떠했던가? "
" 손님을 집 밖에서 맞을 생각인가? 술 한 잔 생각나네... "
" 어이쿠, 이거 실례했군... 미안하네... 이리 들어오게... "
제갈량, 최주평, 서서, 방통은 사마휘의 4대 제자로서 모두가 훌륭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들 중에서도 공명이 으뜸이었다.

" 후우... 그래. 허창이라면 조조의 지배령이 아닌가? "
" 음. 조조의 지배령 정도가 아니라 본거지이지... 난 참 많은 걸 깨달았네... "
" 무엇을 말인가? "
최주평은 술을 한 잔 더 들이키고는 계속해 말했다.
" 조조... 정말 놀라운 자일세... 천자봉대와 둔전제라... 허허... "
" 그런가? "
공명은 최주평의 감탄에는 관심 없다는 듯 뜰 내를 힐끗 돌아보았다.
뜰에는 공명의 처 황씨가 거닐고 있었다. 황씨는 얼굴이 추하고 몸집이 땅딸만하나 학식이 높고 인격이 참해서 가난에도 불구하고 공명을 배신하지 않고 남편으로서 충실히 대해주고 있었다.
공명 또한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잘 대해주는 황씨가 너무도 고마웠다.

" 참, 서서가 신야태수 유비의 휘하 아래로 들어갔다지? "
" 뭣이? "
공명은 놀랐다. 서서가 드디어 속세에 연연하게 되었구나...
" 가려면 차라리 조조에게로 갈 것이지... 흠... "
" 모르는 일일세... 허나 그의 운명일지도 모르지... "
그 때, 서서가 찾아왔다.
"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그런데 벌써 재야생활을 등진 건가? 싫증이 난 건가? "
" 무슨 소리... 난 단지 재왕의 덕목을 가진 자에게 간 것 뿐이야... "
그러자 공명은 우습다는 듯 껄껄 웃으며 말했다.
" 하하, 유황숙이 재왕의 덕목? 그래... 다른 탐욕스러운 자들보다는 나을 지 모르지... 그런데 내가 그의 상을 보건데... 천하를 얻는 것보다는 실리를 중요시 하는 것 같았네... 재왕의 덕목이 될 상은 아니었어... "
그러나 서서는 공명의 말에는 관심도 없는 듯 본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이보게... 공명... 자네 같은 천재가 왜 초려생활을 하고 있는가? 한 번 유황숙을 섬겨보는 것이..? 그는 정말로 이 시대의 영웅일세... "
그러자 공명은 당치도 않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 이 시대의 영웅? 하하하. 실리 찾는 자가 어찌 천하를 통일하겠는가? 자네가 있으니 지금 당장은 어찌될 지 몰라도 원소와 같은 꼴이 될 것일세... "
그러자 서서는 분노하여 벌떡 일어서서 공명을 향해 손찌검을 하면서 소리쳤다.
" 뭐라고? 감히 유 황숙을 원소에게 비유하는가? 그 분은 세상에 둘도 없을 인덕을 가지신 데다가, 황실에 친족이야! 너무하는군, 공명... 한 번 뵙기라도 해보게! "
서서는 계속해 권유하였으나 공명은 이대로 가다간 끝이 없을 것만 같아 싸늘한 냉소를 띄우며 친구를 대하는 태도라고는 아니 보일 싶을 정도로 냉정히 말했다.
" 어떻게 생각하기야 자네 나름이지... 자네가 더러운 속세에 나간 것마저도 모자라서... 나까지 속세에 연연하란 말인가? 비록 가난하지만 초려 생활이 백배천배 더 할 수 없이 마음이 편하이... "
" 초려 생활이 더 편안한지... 안 편안한지는 모르는 일이야! 진흙 속에 있을 셈인가? "
" 푸훗, 그런 실리 찾는 오직 명분 뿐인 날카롭고 예리한 구석도 없는 별로 신통하지도 않은 자에게 가기는 싫어... 조조라면 모를까... 진흙이 몇 배는 나을 것... "
서서는 인내심의 한계가 찾아온 듯 공명의 말을 도중에 가로채며 목소리를 높혔다.
" 뭐라고? 그래... 자네 말대로 멍청하네... 정말 멍청해... 아주 한심한 주군이지... 하지만 그는 정직하고 평생 동안 남을 배반하지 않는 양심적인 분이야... 유 황숙을 황제를 인질로 삼아 횡포를 부리고 있는 조조 같은 탐욕스러운 자와 비교하다니...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는가? 그런가 공명? "
서서는 격분하여 눈에 핏발까지 세우며 말했지만 공명은 냉정했다.
" 흠... 그러나 그 자는 너무 욕심이 없어... "
" 그만하게! 이 무슨 짓들인가? 친구들끼리 이리 험악한 말투를 써도 되는 것인가? "
급히 최주평이 말려보려 했지만 서서는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아오른 듯 문을 꽝 하고 닫으며 가버렸다.

" 하하하, 자네 심정을 잘 아네... 하지만 친구한테 너무 매정하게 대한 것 아닌가? "
공명은 대답을 너털웃음으로 대신하며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술을 마셨다.

" 음. 공명 있겠지? "
방통이었다. 그는 용모는 추하지만 공명에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인재였다.
" 오오, 방통이 아닌가? 무슨 생각을 했길래 이 곳까지 왔는가? "
공명이 농담하였지만 방통은 웃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 방금 가다가 서서를 봤네... 그런데 상당히 격분해 있더군... 무슨 일 있는 건가? "
" 음... 말하고 싶지 않네... "
" ....... "
분위기가 심상찮음을 느낀 최주평이 급히 중재했다.
" 하하하, 왠일로 모두들 모였는데 왜 그리 냉랭들 한가? 한 잔 하세... "
" 흠... 그래... 서서가 유 황숙에게 갔는데 바른 판단일까? "
" 아니겠지... 조조는 비록 난세의 간웅이기는 하나 인재등용은 천하 으뜸이며 그의 지략 또한 실로 명쾌하기가 그지 없지... 후후후... 그는 망하지 않아... "
" 너무 그를 치켜세우는 것이 아닌가? 공명...? "
" 후후 "
공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유비의 거점. 신야.

" 그런가? "
" 송구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주군께서 친히 납시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서에게 유비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 무슨 욕심이 그리 많은가? 그가 속세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냥 두기로 하게. 자네가 있는데 나에게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
" 후... 하지만 주군에게는 공명이 반드시 필요하옵니다. "
그렇게 말한 서서는 웃고 있는 유비에게 인사한 뒤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는 서서를 보던 유비는 예전에 서서와 만났던 일을 회상했다.

단계에서 채모의 추격을 간신히 피해 사마휘의 집에서 며칠 간 머물 때 일이었다.
어느 날, 잠이 안 오는 유비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 때, 문 틈 사이로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 이 밤 중의 누구일까? '
유비는 귀를 문틈에 갖다댔고 그 중 한 명은 사마휘였다.

" 그래... 서서구나... 유표를 섬기러 간다면서 왜 돌아왔는가? "
" 유표는 인재를 부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갔더니 듣던 바와는 달리 선한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쓸 줄 모르고 악한 사람을 미워하면서도 내쫒지 못하는 마음 약하고 유약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써 놓고 도망쳐 왔습니다. "
그 사나이의 목소리는 마치 깨진 쇳소리 같았다.
" 어째서 생각이 얕은가? 세상 돌아감을 깨닫지 못하고 유표 같은 인물에게 몸을 팔았다가 중도에 내던지고 도망치다니 이게 무슨 꼴인가? 아무리 너그럽게 봐준다 해도 칭찬할 일은 못 되네... "
" 제가 경솔했습니다.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
잠시 후에 그 사나이는 돌아가는 것 같았다.
유비는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사마휘에게 물었다.
" 어젯밤에 왔던 사나이는 누구입니까? "
" 서원직이라 하는 인물인데 지금쯤은 훌륭한 인물을 찾으러 떠났을 것이오. "
" 그렇습니까? 어쨌거나 저를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
사마휘는 유비의 권유에 고개를 내저으며
" 아닙니다. 저는 이미 너무 늙었습니다. 복룡과 봉추 중 하나를 얻으면 천하를 얻을 것이니, 그들을 등용하도록 하십시요. "
이 말을 남긴 사마휘는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마침 나타난 조자룡과 만난 유비는 신야로 돌아왔다.
그리고 1달 뒤, 서원직과 만남으로서 인연을 맺게 된 것이었다.

< 재미 없었죠? ㅠ_ㅠ 2편에서 계속됩니다 >



장료 문원 (2001-11-29 10:16:53)
참. isam에서 제가 쓰던 또 다른 '공명전'을 조금 참고하였습니다.
完無 (2001-11-29 16:16:14)
굿~!

대륙의 패자 (18) 사마의의 철벽방어진
대륙의 패자 (17) 위.촉 대 결전의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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