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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흠론(華歆論)2002-08-19 14:16:57
 난세간웅


- 재균형과 토의한 얘기를 씁니다.

후세인들이 지금까지 삼국지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주제 중 상당수가 바로 나관중의 연의와 진수의 정사의 차이점을 비교 대조하는 논의이다. 허나, 삼국지 전편을 들춰보아도 이 화흠처럼 연의와 정사에서 그리는 모습이 다른 인물은 찾아볼 수가 없다. 연의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정사에서 그리는 화흠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고, 그의 능력과 성품은 물론이요, 처신의 옳고 그름을 분석해보도록 하자.


1. 성품과 인물 됨됨이


『 장안의 동란을 피하여 뜻을 같이하는 정태 등 6,7명과 무관(武關)을 나왔다. 도중에 혼자 가고 있는 남자를 만났다. 그는 함꼐 가기를 원하였다. 모두 그를 불쌍하게 여겨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화흠이 말했다. "안되오, 지금은 위험에 처해 있소. 화복 재난을 만날 경우 마음을 하나로 하는 우정이 필요하오. 이유없이 다른 사람을 받으면 우정은 모르오. 그를 받아들였어도 화급할 경우에는 중도에 버릴 수 있소!" 사람들은 남자를 받아들여 함꼐 갔다. 이 남자가 중도에 우물에 빠지게 되었는데 모두 그를 버리려고 하자 화흠이 말했다. "이미 함께 했는데, 그를 버리는 것은 의리가 없는 행위요!" 그래서 그를 구출한 후에 헤어졌다. 사람들은 그의 도의에 감탄했다.』

연의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기록이다. 언제나 성깔머리 고약한 자로만 보았던 화흠이 알고보니 둘도 없는 인의의 군자였으니 말이다. 도망가는 와중에도, 그것도 초면인 사람을 한번 인연이 닿은 사람을 버릴 수 없다 하여 기어이 구출하고 동행했으니, 조조의 대군에게 쫓기면서도 자신을 따르는 백성들을 버리지 않고 기어이 동행한 유비와 같은 처사라 보여진다. 즉, 복황후를 왁살스럽게 끌어내어 처형당하게 하고, 학문을 게을리 하여 관녕에게 따돌림을 받는 화흠은 허구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화흠은 의론을 할 때 공평함을 견지하며, 시종 다른 사람을 헐뜯거나 상하게 하지 않았다.』
『화흠은 과음을 잘 했는데, 한 석쯤 마셔도 바른 몸가짐을 잃지 않았다. 강남에서는 그를 화독좌(華獨坐) 라고 불렀다.』
『화흠은 평소 청빈하였으므로 봉록과 조정에서 받은 하사품은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어, 집에는 양식도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공경들은 한결같이 관청 소속의 노비를 하사받았는데, 화흠만은 여자들을 풀어주고 시집보냈다. 문제가 탄식하며 조서를 보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리?


2. 명성과 인망


『양주자사 유요가 죽자 그 부하로 있던 백성들은 화흠을 주인으로 모시기를 간청했으나, 화흠은 시세를 이용하여 임명되는 것은 신하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백성들이 그를 몇달 동안 설득했으나, 화흠은 결국 그들을 돌려보내고 따르지 않았다.』

정말 놀라운 기록이다. 화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순전히 그 지역에 널리 알려진 자신의 명성과 인망으로 백성들에게 양주자사로까지 추대되는 놀라운 사건까지 겪게 된다.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백성들이 자진해서 자신들의 군주의 세력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을 모시기를 희망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기껏해야 유비 정도 될까? 만약 화흠이 이 청을 받아들였다면 "강동의 손책" 대신 "강동의 화흠"이라는 말이 역사에 기록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백성들이 자진 추대한 군주는 백성이라는 거대한 힘이 있다. 그 힘은 손책도 어찌하여 못하였을 것이다.
더군다나 뒷 얘기는 더 심하다.

『손책은 화흠에게 말했다.
"태수의 나이와 덕망, 명성, 인망에는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간에 마음을 의탁할 것입니다. 나 손책은 나이가 어리므로 자제의 예로써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화흠에게 절을 했다. 그 당시 사방의 현명한 선비들 중에 강남으로 피난오는 자가 많았는데, 모두들 화흠의 풍모에 무릎을 꿇고 앙모했다. 손책이 커다란 회합을 개최하였을 때, 좌중에는 감히 화흠보다 먼저 말하는 이가 없었다. 화흠이 때가 되어 일어나 옷을 갈아입으면, 의론의 꽃이 피었다.』

얼마나 화흠의 명성과 인망이 강동 전역에 어마어마했는지를 알 수 있는 기록이다. 그 범같은 손책이 화흠을 상부의 예로 뫼시고, 마치 허리에 깁스를 한 것만 같은 강남의 선비들도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정말 대단하지 아니한가!


3. 화흠의 능력


화흠이 그토록 명성을 강동 양주 전역에 떨칠 수 있던 원동력은 첫째가 성품이요, 둘째가 능력이었다.
화흠이 병원, 관녕과 더불어 세 마리의 용이라고 불리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관녕은 고명한 선비요, 병원은 학식이 매우 풍부한 사람이었는데, 화흠이 그 중에서도 '용의 머리'라고 불리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고,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 중에서 가장 학식이 뛰어나고 마음가짐이 바른 사람이었으며, 식견 또한 높았기 때문이리라.

『같은 군 사람인 도구홍 또한 이름이 알려졌었는데, 그 스스로 총명함과 식견이 화흠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했다. 당시 왕분이 호걸들과 더불어 영제를 폐위시킬 것을 모의했다. 왕분은 은밀히 화흠과 도구홍을 불러 함께 계획을 상정했는데, 도구홍이 가려고 하자 화흠이 그를 저지하며 말했다.
"무릇 군주를 폐위시키는 큰 일은 이윤이나 곽광같은 현신들도 하기 어렵소. 왕분은 성격이 조잡하고 무용도 없으므로, 이 일은 반드시 성공하지 못할 것이고, 큰 화가 장차 가족에게까지 미칠 것이요. 그대는 가지 마시오!"
도구홍은 화흠의 말을 듣고 가지 않았다. 후에 왕분은 과연 실패했고, 도구홍은 비로소화흠에게 복종했다.』

이 기록으로 화흠의 식견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화흠의 능력은 실로 뛰어났다. 그가 시문에 능통하고 경전에 뛰어났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조조 밑에 들어가서도 그는 놀라운 승진보를 계속하게 되는데, 후에는 삼공(三公)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이것은 그의 실무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 문제가 내린 조서에는 화흠은 국가의 빼어난 원로이며, 그가 참여하는 일은 음양을 조화시키며 모든 일을 처리한 바 있다고 한 바 있다. 다음의 기록 또한 그것을 짐작케 해 준다.
『화흠은 정치를 함에 있어서 청정하고 혼란스럽지 않게 했으므로, 그곳의 관리와 백성들은 모두 감격해하며 그를 사랑했다.』
『순욱을 대신하여 상서령이 되었다』
조조 휘하의 최고급 모사 순욱을 놔두고 화흠을 상서령에 앉혔다는 것은 실무능력이 순욱보다 앞서면 앞섰지 뒤지지는 않았다는 말이 된다.


4. 화흠은 왜 손씨를 버렸나

연의와 정사에서 유일하게 일치하는 부분이, 바로 화흠이 사자를 운운하면서 손권에게서 조조로 훌쩍 떠나, 조위(曹魏)의 조정에 출사하였다는 것이다. 후세인 중 그 처사에 대하여 "권력 찾아 삼만리" 라는 타이틀 하에, 화흠의 '배신'을 질책하고 있는 사람이 다수 있다. 하지만 결코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그 일의 경황을 분석해 보도록 하자.

『손책이 강동의 땅을 약탈하려고 하자, 화흠은 손책이 용병에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두건을 쓰고 받을어 맞이했다. 손책은 그가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상빈(上賓)의 예로써 접대했다.』

여기에서 이 '상빈' 이라는 말에 주목하자. 상빈은 상객(上客)이라는 말과 같은 말로 '지위가 높은 손님. 또는, 상좌에 모실 만한 손님' 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하겠는가? 화흠은 결코 손씨의 신하가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 손책은 화흠을 웃어른으로 공경하고 받들었지, 자신이 화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화흠의 인망과 명성은 손책의 위였으며, 강동에서도 그의 신하가 아니었던 셈이다. 즉, 화흠은 군신관계로 묶인 입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따라서 '배신' 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화흠은 손권을 왜 떠났을까? 손씨 2대에 걸친 극진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그것을 손권의 위치와 화흠의 인생관에서 찾는다. 손권은 그 당시 조정에서 부여받은 특정한 벼슬이 없었다. 기껏해야 양주 일부를 차지한 군벌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손권이 화흠에게 해 줄수 있는 것은 그저 호화스러운 대우 외에는 없다. 하지만 화흠은 그런 것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 화흠이 지향하는 인생은 바로 높은 직위였다. 화흠에게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손권을 떠나 조조에게로 간 것은 백번 잘한 일이었다. 그날부로 화흠의 인생관과 걸맞게도, 그의 직위는 쉴새없이 상승한다.

의랑→상서→시중→상서령→어사대부→상국→안락향후→사도

이것은 화흠이 단기간에 상승한 벼슬의 변천사이다. 정말 대단한 승진보가 아닌가! 오직 조조만이 이것을 해 줄 수가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손권과는 달리 조조와 조비는 2대에 걸쳐 화흠의 높은 재능을 잘 쓰는데 이것은 손권과 비할 바가 아니다.
화흠이 손권을 떠나기 직전 그에게 한 말이다.

『"장군은 왕명을 받들어 막 조공과 교류하기 시작했으므로 두 사람 사이의 의리는 아직 공고하지 않습니다. 저로 하여금 장군을 위해 마음을 다하게 한다면 어찌 이익이 없겠습니까? 지금 헛되이 저를 붙드시니, 이것은 쓸모없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므로 장군의 좋은 계책은 아닙니다."』
이 말은 위의 가설에 더욱 타당성을 부여한다. 이 말을 쉽게 바꾸면 이렇다.
"나는 재능이 있고, 그 재능을 당신보다 더 잘 발휘할 수 있게 해줄 군주를 원하며, 아무것도 줄것이 없는 당신보다 재능을 잘 펼 수 있는 높은 직위를 원한다. 당신은 나를 쓸 수가 없다. 나는 쓰임을 받고 싶기에 당신을 떠나, 조조에게로 가겠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손책은 예장을 공격할 때, 우선 우번을 파견하여 화흠을 설득하게 했다. 화흠은 "나는 오랫동안 양자강 이남 땅에 있으면서 항상 북쪽으로 돌아가려고 했소. 손회계(孫會稽)가 오면 나는 곧 떠날 것이오" 라고 대답했다. 우번은 돌아와 손책에게 보고했다. 손책은 그래서 군사를 나아가게 하였다. 화흠은 갈포(葛布)로 된 두건을 쓰고 손책을 맞이하였다』

우린 화흠이 갈포로 된 두건을 쓰고 손책을 맞이했다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갈포란 칡으로 만든 베를 일컫는 말이며, 두건이란 남자 상제(喪制)가 상중에 쓰는, 베로 만든 쓰개를 뜻하는 말이다. 이 사실은 두가지 해석을 낳을 수 있다. 두가지의 해석 중 한가지는 화흠이 손책을 맞이할 때 그를 죽은 이로 생각하여 손책에게 '자신은 죽은 이의 신하가 될 수 없다' 라는, 즉, 그의 신하가 되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다른 한가지는 화흠이 손책을 맞이 할 때 마침 집안의 사람 중 어느 한명이 죽었다라는 것이다.  
이 해석들은 상황에 따른 해석이므로 이 부분만 생각할때 반드시 나올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후자의 해석은 앞 부분과 맞춰볼때 그 상황이 맞지 않다. 그 이유는 화흠은 분명 우번에게 의도적으로, 자신은 북쪽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다른 군주들 보다 조조에게 뜻이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전자의 해석이 더 신빙성이 있으며 앞의 상황에 맞춰볼때도 그 상황이 자연스레 이해된다.

여러가지로 미루어볼때, 다시 한번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싶다.


5. 마무리

능력 있고, 성품 바르며, 명성까지 높았던 화흠은 일세에 으뜸가는 선비였다. 하지만 손권은 자신을 활용할 수 없으며, 자신에게 직위를 줄 수 없음을 인식하고, 조조를 찾아 마침내 고기가 물을 만난 셈이었다. 화흠의 현명한 선택에 다시 한번 동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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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神醫화타 화흠을 오해하는 일이 생겨서는 아니되겠지요 2002/08/19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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