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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주와 이완용 그리고 매국노2001-10-13 06:01:06
 천랑 운검


매국노 이완용.

나라를 팔아먹은 인간. 500년 이어져 온 왕조를, 아니 반만년 이어져 온 민족을 일본에 팔아먹고 혼자서 호의호식한 나쁜 놈. 동포들이 일제의 지배하에서 신음할 때 저혼자 백작이니 후작이니 하는 귀족 칭호를 받으며 엄청난 재산을 긁어모은 민족의 반역자. 죽은지 반세기가 흘러 자기 증손자에 의해서 묘가 없어질만큼 후손들이 가문의 수치로 여기던 할아버지. 한 마디로 말해서 한민족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이름 세글자. 이 완 용.

그런데 이런 거 알고 계시는가? 개인적으로만 본다면 이완용도 그렇게 나쁜 아저씨는 아니었다는 거.... 뼈대 있는 집안에서 자라나 독립협회 회장도 했고, 술도 여자도 모르고 금욕적인 생활을 한 인물이었다. 독립문 현판도 이 아저씨 작품이라는 설도 꽤 신빙성이 있고,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명필로서 학식과 덕망을 갖춘 정통 유학자로 평가받았다.

이완용에게도 자기 나름대로 일관된 논리가 있었다. 그냥 우리가 생각하는 "일제의 주구"나 "나라를 절단낸 마귀"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대표적인 게 1905년 을사보호조약 체결 과정에서 나타난 그의 행보였다.

을사보호조약이란 다들 아시다시피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일본에 위임한다는 조약이었다. 러시아니 중국이니 영국이니 미국이니 하는 나라들과 외교관계는 무조건 일본이 맡아서 한국을 "보호"해 준다는 것이었다.

외교권 없는 나라가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의 이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 조정은 우왕좌왕하였고, 우유부단한 고종황제는 신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겨 버렸다. "니덜이 알아서 처리해라" 하고

알아서 하라는 명령에 각부 대신(요즘식으로는 장관)들이 모여서 회의를 열었다. 요즘으로 치면 국무회의다. 궁궐은 일본군이 에워싸고 있고 8명의 대신들이 어찌하면 좋을까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학부대신 이완용이 일어나 말했다.

"오늘의 동아시아 형세를 볼 때 이토 히로부미 대사의 제안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 문제 때문에 두 번이나 큰 전쟁을 치러 이제는 러시아까지 격파했으니 한국에 대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그런데도 일본 천황과 정부가 타협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니 우리 정부도 일본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니까 쉽게 말하자면, 어차피 거부해도 당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뭐 이런 거였다. 이완용은 현실주의자였다. 그 상황에서 저항해봤자 별수 없다고 생각, 불가피한 건 다 주되 그 과정에서 우리가 챙길 수 있는 건 최대한 챙기자는 게 그의 논리였다. "외교권은 일본에 넘겨주되 조약의 문구를 최대한 수정, 내정은 간섭당하지 않게끔 하자"는 것이었다. 다른 넘들은 내정간섭 문제까지 생각도 못하고 있을 때 일본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그것을 명문화하자고 주장한 이완용의 식견을 그나마 높이 평가해야 할까....

암튼, 이토 히로부미 앞에서 한국의 대신들이 "다 좋은데 제발 외교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흔적이라도 조문에 넣어달라"고 읍소하였지만 이토는 차갑게 거절하였고, 약간의 문구 수정끝에 조약은 체결되고 만다.

그는 나름대로 그 상황에서 나라를 위해 최대의 것을 얻어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현실주의"는 군대해산 때에도, 경찰권을 넘겨줄때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술년 나라를 넘겨줄때도 결국 똑같았다. 이완용은 나름대로 "애국"한다고 했는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결국 그는 매국노인 것이다. 3.1운동 때에는 "동포들이 다치거나 죽을까봐 걱정하는 우국충정에서" 이제 독립운동 그만 하라는 경고장을 신문에 쓰기도 했다. 역시 현실주의자다운 행동이었다.

우리는 모두 이완용을 나라 팔아먹은 주범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욕한다. 물론 그는 매국노다. 하지만 이완용이라는 한 특정 개인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고 욕하면서 분풀이로 끝나서는 안된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후세에 보고 배우고자 함이 아니겠는가? 다시는 이완용틱한 주장이 "애국"의 이름으로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딴지 일보에서 인용----

어떠신가 열분들.. 위의 이완용의 얘기에서 시대를 조선말기가 아닌 촉한 말기로 바꾸면 바로 초주의 경우와 딱 맞아떨어진다고 볼수 있겠다. 아!! 그럼 이넘이 이제 초주는 나라를 팔아먹은 아주 나쁜 넘이라고 썰을 풀겠군나 하시는 분들.. 한국말은 끝까정 들어봐야 아는법.. 쫌만 기둘리시라.. 그럼 here we go!!

초주.
어릴적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깊이 심취하였고 자수성가하여 결국엔 시대의 뛰어난 학자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는 여러방면에 박학하였으나 특히 유학에 있어서는 가히 독보적인 경지로써 삼국시대 최고의 유학자로 자리매김될 정도였다.

*진수는 초주를 동중서와 양웅에 비유했느데 솔직히 본인은 이 두사람이 누군지 모름미다 ㅡ.ㅡ;; 다만 문맥으로 볼때 전 시대의 매우 뛰어난 학자였던것 같네여..

하지만 초주가 살았던 시대는 중국역사상 최고의 난세라 불리우는 삼국시대.. 권도와 모략이 난무했던 난세에 있어서 위정자들은 병법과 법가와 같은 현실적 학문을 선호하였으니 정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는 유학자인 초주는 중용될 수 없었던 것이다. 그가 지냈던 태사는 천자의 스승이며, 광록대부는 천자의 자문역을 맡았던 벼슬이니 나라의 스승으로서 존경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정치적 실권은 그와 무관하였다. 또한 학문에 심취한 그의 성품으로 볼때 권력다툼의 암투가 빈번한 정치판의 생리는 초주 자신이 오히려 꺼려했을 지도 모를일이다.

그러나 비의가 사망하고 실권이 강유에게 넘어가자 빈번한 북벌로 인해 나라가 피폐해지니 비록 학문과 후진양성에만 힘쓰는 초주였지만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법..그는 구국론을 지어 위정자들에게 나라의 어려움을 경고한다. 여기서 잠시 구국론에 대해 언급하자.

손자병법 모공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故로 知勝有五하니 知可以與戰하고 不可以與戰者는 勝이요, 識衆寡之用者는 勝이요, 上下同欲者는 勝이요, 以虞待不虞者는 勝이요, 將能而軍不御者는 勝이니라. 此五者는 知勝之道也니라.

故로 曰 知彼知己면 百戰不殆요, 不知彼而知己면 一勝一負요, 不知彼不知己면 百戰必敗니라.

그러므로 승리를 알 수 있는 다섯 가지가 있다. 싸울 만한 상대인가 그럴 수 없는 상대인가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승리한다. 많은 병력과 적은 병력의 사용 방법을 아는 사람은 승리한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같은 나라는 승리한다. 곤경에 처하는 방법으로 곤경에 있지 않을 때부터 준비라는 나라는 승리한다. 장수는 능력이 있고 군주가 견제하지 않는 나라는 승리한다. 이 다섯 가지가 승리를 알 수 있는 길이다.

그러므로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으며, 상대를 알지 못하고 자기를 알면 한 번은 질 것이며, 상대를 알지도 못하고 자기도 알지 못한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배할 것이다.

구국론에서 초주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전략).. 지금 우리나라와 위나라는 모두 새 군주에게 나라를 인도했고 시대는 바뀌어 진나라 말기 같은 혼란한 시대가 아니라 실로 육국이 동시에 할거하는 형세에 있습니다. 때문에 주문왕은 될 수 있지만 한고조는 되기 어렵습니다. 속담에 말하길 '화살을 여러번 쏴서 적을 맞히기를 바라는 것은 신중하게 살피고 쏘는 것만 못하다' 라고 했습니다. 때문에 총명한 사람은 작은 이익 때문에 눈은 옮기지 않고, 주관적으로 추측하여 계획을 바꾸지 않으며, 시기가 가능해진 연후에 행동하고 시운이 부합된 이후에 일어납니다...(중략) 만일 무력을 다하여 몇번이고 정벌하여 토지가 붕괴되는 형세가 생기고 불행히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면 비록 현인일지라도 다른 방법을 강구할수 없을 것입니다..(후략)..."

지극한 것은 통한다고 했던가!! 두 글의 내용의 핵심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가!! 공자 역시 주역과 손자병법의 뛰어남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듯이 초주는 병법,전술과 아무 관련없는 유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촉과 주변정세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 가장 적절한 전략을 간언한 것이다.

*진수는 초주가 천문에 뛰어나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본인은 초주가 천부적인 지인지감의 능력과 그의 뛰어난 학식이 결부되어 마치 미래를 예언하는듯한 정세판단을 한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그의 구국론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그 순간 그는 이미 촉의 운명을 짐작했으리라...
결국 등애가 성도를 포위하자 그는 유교적 현실주의자답게 유선에게 항복을 주장한다.

*"나라가 이지경이 될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던자가 망국에 이르러서 항복만을 말한다" 라는 것은 초주에게 있어서 억울한 비판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학자였을 따름이었다. 그는 그 자신의 위치에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항복후에도 그는 고위관직과 부귀영화를 누린것이 아닌 예전그대로 학자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초주는 결국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과 같은 자가 아닌가? 이완용의 인품이 얼마나 훌륭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매국노요, 역사에 씻을수 없는 죄인이다. 초주역시 마찬가지. 이런 주장을 한다면...

잠깐!! 일제에게 우리나라를 뺏긴것과 촉한이 위에 멸망한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민초들이다.
왕과 대신들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혹은 팔아먹었을때 우리 조선의 백성들은 그들에게 분노했다. 평상시에는 위정자들에게 그저 세금이나 바치는 봉에 불과했을 백성들이었지만 나라를 빼앗겼을때 분노하고 일제에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이들은 왕도 고관대작들도 아닌 힘없는 민초들이었다. 수많은 민초들의 희생아래 우리나라를 다시 찾을 수 있었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촉한의 백성들에게 있어서 나라란 과연 무엇이었는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할 숭고한 것이었던가? 그들에게 있어서 왕이 바뀌고 나라가 바뀌는 것은 200년마다 되풀이되는 권력자들의 잔치일 따름이다. 망국의 백성들에 대한 차별?? 그것이 그리 대수로운 일이랴? 그들이 태어나기 이전에도 나라가 바뀌고 왕이 바뀌는 것은 흔한 일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되풀이될것임을 그들은 알고 있는것이다. 촉한의 백성들에게 나라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무의한것이다. 되찾아서 무엇하랴? 달라질 것이 무엇인가? 그저 그들은 조용히 예전과 같은 삶을 살고있을 뿐이다.

여러분들이 초주를 매국노라고 욕하는가? 그것은 서양사람들이 이완용을 매국노라고 비웃는 것과 같다. 서양인들이 이완용을 비웃는 것과 우리가 이완용을 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는 선조들의 피로 지켜낸 이땅의 후손들로서 이완용을 매국노라 비웃을 진정한 자격이 있고 또한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초주를 매국노라고 욕할 자격을 가진 촉한의 백성들은 이미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아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옳은 말일 것이다.

##후기##
헤헤..긴글 읽느라 수고하셨음다.. 왜 인제 나타나서 뒷북치고 x랄이냐 라고 하실분들 ㅋㅋㅋ 지송^^ 사실 예전에 천공 하후패가 저한테 초주의 항복론에 대해 물은 적이 있지요.. 그때부터 글 함 올려야지 하던게 결국 오늘이네여..담에 또 언제 들를지 모르겠습니다만은 그때까정 잘 사십쇼~ 그럼 이만 빠이~ ㅎ휘릭~~

덧글 13개
 神醫화타 제3자의 입장에서는 매국노라고 비판하는게 자격이 없다는 말씀이신지요? 2001/10/13 02:10 
 천공하후패 촉의 백성이 느끼는 감정과 제 3자가 느끼는 감정은 엄연히 다른것이니까요 2001/10/13 03:10 
 난세간웅 되게 재미있게 읽었는데 마지막 말씀이 뒤에 켕기네요. 2001/10/13 03:10 
 난세간웅 위인전은 왜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일본 침투 이후에 신채호며 박은식 선생들은 2001/10/13 03:10 
 난세간웅 타국의 흥망사와 성웅은 물론이요, 매국노의 책을 편찬하여 흩뿌렸답니까? 2001/10/13 03:10 
 난세간웅 바로 우리 국민들에게 매국노가 무엇이며, 나라라는 거목이 쓰러지는게 얼마나 2001/10/13 03:10 
 난세간웅 큰 일인가 하는것을 뿌리깊게 심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2001/10/13 03:10 
 난세간웅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놈은 어디까지나 도적놈입니다. 아프리카인이건, 유럽인이건 2001/10/13 03:10 
 난세간웅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매국노에게 삿대질을 할 권리가 있고 매국노라고 소리높여 꾸짖을 2001/10/13 03:10 
 난세간웅 권리와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매국노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비판할 권리가 모두에겐 2001/10/13 03:10 
 난세간웅 있습니다. 천랑님 말씀대로라면 이 군영회는 중국 촉민들만의 소유물이 되겠군요. 2001/10/13 03:10 
 마량계상 그렇다면 우리는 삼국지에 대해 왈가왈가 할 자격이 없습니까? 2001/10/13 07:10 
 直相 고옹 왈가왈부일텐데.. 2001/10/1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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