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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의 장임에 대한 태도..(약간 수정)2003-04-09 22:44:46
 서량의금마초


삼국지를 읽다 보면 참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관우나 제갈량의 죽음등..그중에 내가 개인적으로 아쉽게 느낀 부분중 하나는 바로 '장임 참수' 부분이다.

장임은 잘 아시다시피 익주의 유장쪽에서는 제일의 무장으로 꼽히며 지모와 용맹으로 고루갖췄다.

충성심 또한 대단하여 실로 보기드문 명장이라 할 수 있다.

칼춤을 이용하여 유장을 제거하려던 방통의 계책을 간파하여 칼춤추는 위연을 대적한것도 장임이요. 당대의 명모사이자 유비의 오른팔인 봉추 '방통'을 사살한것도 장임이었다. 유비에게 항복했던 촉장들은 하나같이 장임을 익주 제일의 명장으로 손꼽았을 정도이다. 하지만 강력하게 유비군에게 저항하던 장임도 결국 사로잡히게 되었다. 포박되어 온 장임을 보고 유비가 말했다.

"촉의 여러 장수들이 모두 바람에 쓸리듯 항복하였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항복하지 않았는가? "

이 말을 들은 장임은 눈을 부릅뜨고 무섭게 소리치며 대꾸했다.

"충신이 어찌 두 주인을 섬기겠느냐? "

이후 유비는 장임의 재주와 능력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므로 재차 설득하여 그를 중히 쓰려고 했다. 하지만 장임은 끝내 거부하였고 유비는 망설이고 있을때 결국 제갈량이 장임의 뜻대로 죽이라 명하여 형장의 이슬로 살아지고 말았다.

당시 유비측에는 인재가 하나라도 아쉬운 지경이었다. 후에도 고질적인 인재난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지 않았는가? 그런 상황에서 유비의 장임을 설득하려는 자세는 너무 안이했다고 본다. 여느때 같았으면 그는 포로가 아닌 군자를 대하듯 얼른뛰어 내려가 직접 포박을 풀어주고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권고하여 적장으로 하여금 감복케 하는 방법을 자주 썼던 유비였다. 단순하고 난폭하기로 소문난 장비마저도 이 같은 방법으로 파서를 진수하던 태수엄안의 완고한 뜻을 꺾고 결국  귀순시키는데 성공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장임을 대할때는 유비의 태도가 달랐다. 삼류무장도 아니고 충성심과 자존심 강한 일급장수를 대하는데 말이다. 또한 노상 유비를 보좌하면서 인사권에 깊이 관여하던 제갈량도 이번만큼은 왠일인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더구나 유비의 이번 경우는 역신에 홀렸는지 시종일관 거만한 투로 '너의 재능을 한번 써줄테니 어찌하겠느냐? ' 라는 동정하는 식의 태도로 장임을 설득하려 했다.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장수라면 누구라도
이 같은 항복권고를 거부했을것이다. 그런데 장임의 경우는 안그래도
익주를 기습침공한 유비에게 배알이 뒤틀려 있는 장임으로서는 귀순여부를 떠나서 자존심에 직결된 문제였다. 따라서 호락호락 하지 않으리라는것은 불 보듯 뻔한것. 또 장임은 항장의 일상적인 예법(?)대로 귀순 권고를 몇차례 거부했다. 단번에 응대하면 그만큼 줏대없는 장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망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비는 당연한 장임의 당연한 대응에 그런것은 안중에 없는듯 계속 딱딱하게만 장임을 대했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자 평소의 제갈량 답지않게 유비의 설득을 돕지 않고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아무래도 그의 청을 들어 주어 아름다운 이름이나 지키게 해주는 편이 낫겠습니다. 장임을 목을 베도록 하십시오. "

이 말을 자세히 풀어보면 "~~하는 편이 낫겠다" 라면서 에초에 장임을 설득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고 있으며 상당히 무성의한 투로 한마디 던지고는 만다. 그리고는 설득이 아닌 바로 사형에 처하도록 권고했다.

유비에 이어서 제갈량의 태도 또한 이해할 수 없다. 이전의 여러 항장들을 대함에 있어서 제갈량이 깊이 관여했왔었다. 간단한 예로 '위연'을 떠올리면 알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평소에 그토록 신중한 제갈량 마저도 신념 곧고 지모와 용맹등을 고루 갖춘 장군으로서 어느 한군데 흠잡을곳 없는 장임을 어찌하여 간단하게 저버렸을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바로 '방통의 죽음' 때문인것 같다. 당시 장임은 유비의 서촉정벌의 가장 핵심이자 중추적인 인물인 방통을 사살한 장본인이다. 또 살해당한 방통은 사마휘가 평하길 '와룡과 봉추 둘중에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평정할수 있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정말 구하기 힘든 인재중 인재였다. 그렇다면 평소 인재난이 심각한 유비에게 있어서 방통의 비중은 그야말로 상당했던 것은 당연지사. 더구나 유비의 신임을 크게 받았던 방통이다. 따라서 방통의 죽음에 유비의 충격은 관우가 죽었을때 만큼 대단했을것이다. 이렇게 되자평소 온유하고 부드러운 유비는 덥썩 덥썩 쉽게 항복해버리는 촉장들은 거둬 들이면서 오직 충의로 뭉친 명장 장임을 대하는데는 딱딱하게 행동했던 것이다.

평소 신중하고 매사에 침착했던 제갈량 역시 장임을 대하는데 만큼은 유비보다 더 무성의했다. 방통을 살해한 장임을 도저히 곱게 볼수 없었던 모양이다. 방통이 죽은후 제갈량은 형주에서 익주로 거처를 옮길수 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서 자신의 계획에 커다란 차질이 빛어지게 되었다. 후에 제갈량이 없었던 형주는 간단하게 적의 손에 떨어지고 말지 않았는가?

따라서 이런 저런 이유들로 유비와 제갈량은 장임에 대한 적대감은 극악에 달하고 있는 상태였으나 복받치는 분노를 절제를 하여 겨우 그 같은 태도로 장임을 대한 것이다. 한마디로 장임을 꼭 설득시켜야 할 장수가 아니라 반드시 죽여야 할 대상. 즉, 원수로 본것이다. 장임에 대한 엄청난 증오와 분노가 밑바탕에 깔린 상태에서 장임에게 그만큼의 기회를 줬던 유비가 오히려 대단하게 느껴진다. 나 같으면 단박에 목을 쳐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왕에 참은것 좀 더 참아서 장임을 끝내 설득시켜 투항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마음 한구석에 남는건 어째서일까?  

장임은 거듭되는 유비의 투항 권유에 '투항하더라도 나중에 언젠가 배신을 할것' 이라고 말했다. 분명히 장임은 자신의 투항의지와 가능성을 은근히 내비친것이다. 그렇다면 배신을 할땐 하더라도 일단 투항시킨 후에 후덕한 인품으로 충분히 장임의 마음을 충분히 돌릴수 있지 않을까? 또 견고하기만 하던 그가 투항 가능성을 보인것은 그만큼 마음을 바꿀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분명 일말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지만 유비는 장임을 얻는데 결국 깊이 노력하지 않았다. 이는 장임에 대한 분노와 방통에 대한 복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태사자가 공융밑에서 영웅중 영웅인 유비를 알아보지 못하고 양주의 유요에게 갔던때 이후로 두번째 아쉬움이다..
* 정삼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10-07 15:44)

덧글 3개
 천랑 운검 서량의금마초님의 글은 항상 신선하네요..도겸에 관한 글읽은 이후로 팬이 됐습니다^^ 2003/04/11 04:04 
 유비 ^^ 안녕하세요? 서량의 금마초님.. 저는 몇일 전에 여기 가입한 유비입니다. 2003/04/11 01:04 
 유비 그리고 삼넷의 정수이기도 하구요..^^ 반가워요~ 2003/04/1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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