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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外之士와 靑綠派2003-10-09 17:25:21
 神醫화타http://1juk.wo.to


시험 끝난 기념이고 하여 오랫만에 정삼연 군영회에 들어와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이게 몇달만인지.. 1년이 다된거 같은데..;;

요즘 학생들에게서는 진지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필자 역시 진지할때보다는 모든것을 장난으로, 대충대충 넘길때가 많다. 어떠한 심각한 얘기를 해도 농담으로 돌려버린다. 그것이 필자가 사는 이 인천 땅에서만의 풍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를들자면 이렇다.
한 친구가 이렇게 충고한다. "너는 평소에 말할때 보이스톤이 너무 낮은거 같다. 좀 높여 말하면 좋을거 같다." 그럼 요새 대부분의 학생들의 대답은 "됐어 그딴거 신경 안써 ㅋㅋ" 혹은 "너보단~~", "그런얘긴 집어치우자" 이런식이다.
이런 식의 반응을 일삼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지한 대화란 여간 어려운일 아니다. 한 친구가 "북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대답은 "몰라 뱅신아", "내가 어떻게 알아" 혹은 조금 진지한구석이 있다면  "북한이 쳐들어왔을때 우리나라 지하 가스관을 다 폭파하면 되 킈킈킈" 이런 반응이 나온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비록 필자가 정삼연이라는 삼국지 토론 싸이트에서 몇년간 토론을 하면서 살아오긴 했지만 이러한 틀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떠한 진지함이 필요한 질문이나 과제가 주어졌을때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튀지 않고 그냥 주변과 마찬가지로 진지하지 않게 대충대충 반응하기가 일쑤이다.
나름대로 삼국지, 동양철학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져왔고 또 이곳 토론방에 글을 몇차례 쓸때에도 주제는 삼국지,동양철학을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응용하는것이었지만, 실제로 나의 18년 삶에서 그런적은 거의 없다. 기껏해야 써먹었던것은 학교 수행평가때 삼국지의 고사나 동양철학 경구를 인용하여 선생님께 후한 점수를 받을때이다. 만약 학교생활중 어떤 문제에 부딫쳤을때 내가 "삼국지에서 이러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교감으로 삼아서 보자면 이럴때는 이렇게 해야한다" 라고 말한다면, 바로 주변에서 "저런 또라이.."라는 야유가 나오거나 "쟤 좀 이상한애 아니냐..?" 라는 뒷다마가 나오게 될것이다.

어디에나 예외는 있듯, 이렇게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진지함의 결핍을 겪고 있는 도중에도 그렇지 않은 학생이 몇몇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에도 430여명의 2학년 학생 중에 5~6명이 그렇다. 우리(대다수의 보통학생들)는 이들을 '청록파'라고 지칭하며 놀리고 무시한다.
청록파는 우리가 문학시간에 익히 배웠듯이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들이 청록파로 불리게 된것은 그들이 너무 순수(?)순진하고 시인들처럼 세상과 거리가 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있는 우리학교 청록파 멤버 몇몇을 소개한다면, C군은 모의고사 400점만점에 350점 정도 나오는 우등생이다. C군은 현재 일본어 1급자격증이 있고, 장래희망은 어문학자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C군이 청록파라고 불리며 조롱받을만한 일은 없다. C군이 청록파의 진수를 보여준것은 얼마전 그가 교내신문에 써내었던 기행문때문이었다.
한국의 명 수필 중에 하나로 꼭 꼽히는 정비석씨의 '산정무한'이라는 글이 있다. 고1 국어교과서에도 나오는걸로 기억하고 있다. 이를 보고 '명문'이라고 극찬했지만 우리 진지함의 결핍을 겪고있는 학생들이 이것을 공부하면서 했던 말은 "뭐 글을 이렇게 느끼하게 쓰냐.." "짜증난다.. 그냥 쓰면 될껄 한자어에 어색한 수식어 덕지덕지 붙여서 ㅡㅡ 토쏠려" "왜이렇게 어렵게 써놨어, 뭔소린지 하나도 못알아듣겠네" 등이었다.
C군의 기행문은 산정무한 뺨치는 수식어구로 가득했다. 교내신문에 씌여진 그의 글을 보면서 대다수의 우리 학우들은 "역시 청록파야 ..ㅋㅋ" 라는 조소를 보냈다.
또다른 청록파 멤버 Y군은 우리반으로 나의 짝이었다. 하루는 필자가 Y군에게 검은색 '제도1000' 샤프펜슬을 빌렸는데, 거기에는 "黑者" 라고 써있었다. 의아해진 내가 물었다. "흑자 가 뭐냐?"  Y군은 "이 샤프가 검은색이잖아. 그래서 내가 샤프에 이름붙였어." 라고 대답했다. 필자는 역시 청록파 로군.. 하고 생각했다.
며칠 후에 또 그의 샤프를 빌리게 되어 봤더니 이번엔 "最後之希亡" 이라 써있었다. Y의 설명인즉 다른 샤프는 다 잃어버리고 이 샤프가 마지막이라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이들 청록파는 보통사람과 다르다. 생각이나 행동이 별나다. 너무 순진한것이든, 아니면 실생활에 적응 못한채로 부유하고 있는것이든 보통사람과는 와는 다르다. 그런데 이들은 다른것일까, 틀린것일까.


삼국지에도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최고권력자 조조를 앞에 두고 맘대로 놀려댔던 예형, 특이한 행동으로 유명한 죽림칠현의 원적..
예형에 관한 기록은 후한서 예형전에 있다. 그러나 사서(史書)의 예형은 우리가 삼국지에서 봤던 예형과는 많이 다르므로, 삼국지연의의 예형을 살펴보고자 한다.
평소에 예형의 언행은 보통사람들과 다르고 건방져서 사람들은 젊은놈이 미쳤군 이런 식으로  예형을 또라이취급했다. 과거에도 지금과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다만 공융이 예형의 높은 재주를 귀하게 여겨 조조에게 말을 했고 조조 또한 유표에게 보낼 사자가 필요했으므로 예형을 초빙하게 된것인데, 문제는 여기부터이다. 예형은 조조를 보고 "천지는 넓은데 사람은 하나도 없구나"라고 시작하여 조조의 문무신하들을 깎아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돌발행동에 조조가 열받음은 당연지사,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북을 쳐서 치욕을 주려 하니 예형은 누드시위로 대응한다. 이에 조조는 예형을 유표에게 보냈고 유표는 황조에게 보내 죽여버리게 한다.
예형의 행동은 보통사람과 달랐다. 예형이 조조에게 처음 "사람이 없다"고 시비를 걸은것 부터가 다르다.  예형이 한(漢)의 충성스런 신하였으므로 간악한 조조를 보고 그런것이 당연하다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예형의 행동은 매우 특별했다. 그리고 이러한 다름은 예형을 죽음으로 몰고갔다.
죽림칠현의 한사람중에 원적이라는 자가 있다.  원적은 일찍부터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 그는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비보를 접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바둑 게임을 마져 하기를 고집했다. 게임이 끝나자 완적은 술을 마시고는 갑자기 대성통곡하더니 피를 몇말이나 토하였다고 한다. 옛 선현에게 이런말을 하기는 뭣하지만 완전이 미친... 사람이다.
또 재판을 하는데, 모친살해범에게 원적은  "부친살해범이면 모를까, 모친살해범이라니, 짐승만도 못한놈" 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부친살해범도 천륜을 거스르는 극악무도한 놈인데 어찌 부친살해는 가하단 말이냐고 묻자 "짐승은 나서 어미는 알아도 에비는 모른다. 부친살해범은 짐승같은 놈이지만 모친살해범은 짐승만도 못한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독특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장자 내편 대종사(莊子 內篇 大宗士)에 지기지우가 죽었는데도 거문고를 타며 노래하는 이들을 가리켜 공자가 ‘그들은 이 세상 밖에서 소요하는 사람들이라네. 나는 이 세상 안에 있는 셈이지’(彼,遊方之外者也.,而丘,遊方之內者)‘ 라고 말한 내용이 있다. 여기서 ’방외지사(方外之士)‘, 즉 세상 밖에서 소요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예형이나 원적, 혹은 아까 필자가 언급하였던 청록파에게 알맞은 명칭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원적은 방외지사 라고 불리워졌다고 한다.
물론, 삼국지의 독특한 사람들, 즉 방외지사들은 필자가 앞서 말했던 청록파와는 재주가 훨씬 뛰어나다. 그러나 이들은 세상에서 독특한 존재로 취급당한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
현대사회는 눈감으면 코베가는 세상이다. 또 잠시라도 한눈팔게 되면 즉시 도태되게 된다. 이러한 때에 방외지사로 살아가기란 매우 힘든일이다. 삼국 시대의 방외지사들의 끝은 좋지못했다. 예형은 죽임당했으며 완적은 스스로의 삶을 부정하여 아들에게 자신처럼 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현대의 방외지사는 청록파 같은 우리의 친구들, 혹은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
순수함을 잃지 않고, 혹은 이 더러운 세상에 물들지 않고 살아가는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한곳이 아니다.
몇달전 필자가 운영하는 삼국지, 동양철학 홈페이지를 통해  한 사람이 메일을 보내왔다. 자신의 장래희망은 정치가며 한무제를 존경하고 동양철학에 심취해 있는 학생이었는데, 필자의 성이 朴가이므로 필자를 '박공(朴公')'이라고 부르고 서로의 호칭을 公으로 하자고 하였다. 그후로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계속 '나중에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박공은 강태공처럼 나를 보좌하여 주지 않겠습니까?' '박공은 우리나라 정치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대통령이 되서 우리나라를 세계초일류강대국으로 키울껍니다. 박공께서 고견으로 조언을 해주시지요' 이런식이었다. 이사람 또한 방외지사라 할만 하다고 생각된다. 나중에 이사람이 나에게 하는 말이 자신은 뜻이 맞는 친구가 지금까지 하나도 없어서 친구가 없다는 것이였다. 그렇다. 방외지사를 인정해줄 사람은 요즘 세상에는 거의 없다.
방외지사.. 삼국지 때에도, 현대사회에서도 우리 진지하지 못한 보통사람들은 방외지사를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그렇기에 나는 우리 학교 청록파 학생들이 빨리 방외지사에서 벗어나 일반인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자신의 독특함은 마음속에 묻어두고 삶에 적응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덧글 1개
 장합준애 좋은글 ^^ 저희 중3교과서에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글이 있죠. 거기서 어리석은 자는 '세상이 자신을 맞춰가길 바라고' 현명한자는 '자신을 세상에 맞춰가고'란 구절이 있죠. 저희 국어선생님께서는 이런 글이 좋다고 극찬했지만 저도 화타님생각처럼 이 글은 현실과는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외지사 같은 튀고 세상에 맞지않는 행동을 하고 세상이 자신을 맞춰가기 바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역시 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슬픈 현실이라 해야할까..? 참 공감가는 글입니다 ^^: 2003/10/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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