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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에 대한 생각2009-02-06 15:00:37
 희지재


   사실 한나라가 부흥되어야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광무제에서부터 내려온 후한 유씨 종가는, 민생을 어지럽힌 데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했죠. 후한이라는 명패를 남기든 떼든 제도와 구조는 변해야 했고 그에 하나 더하자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왕조국가에서 그 책임자는 명확했죠.
   순욱은 후한의 맥을 되살려보려고 했는데, 그걸 공익과 부합한다고 과연 말할 수 있었을까요? 당시의 유학적 도덕관으로는 아마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그 시절의 ‘공’이라는 것 자체가 이들 기득권층의 사익 네트워크에 다름 아니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군요.

   그렇다면 헌제는 어땠을까요. 후대 사람들은 헌제 본인은 망국의 마지막 황제 치고 별다른 실수나 악정을 저지른 내용이 없으며 총명했지만 불우한 인생을 살아간 인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은, 그는 실수나 악정을 저지를 만한 권력을 쥔 적이 없었다고 보아야 맞겠지요. 폐위되기는 했지만 헌제는 산양공이라는 이름으로 말년을 조용히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좌불안석인 황제 자리보다는 오히려 나았을지, 아니면 당시의 도덕관 속에서 조상들 앞에 죄인이라고 생각하며 여생을 늙어갔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죄인이라면 헌제가 아니라 바로 그 조상들이 백성 앞에 진정한 죄인이었을 텐데 말이죠.

   그렇기는 하지만 헌제가 책임을 진 것은 부당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죄는 조상들이 저질렀고 나는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변호하려 노력할지 모르지만, 그에게 주어진 지위 자체도 그 자신의 업적 덕분이 아니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죠. 현대의 법정신은 유산을 상속받으면서 부채는 상속받지 않는 것은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헌제가 물려받은 유산에는 막중한 부채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한 개인으로서 유협이 가장 처량해 보이는 순간은 조조가 복황후를 유폐해서 죽이고 황자들도 짐살하는 대목입니다. 그 암살모의라는 것이 있었다고 그대로 믿는다 해도 ① 이미 수십년 전 일이었고 ② 더구나 행동으로 옮겨지지도 않았는데 수십년 뒤에 복황후를 잡아 죽인다는 것이 별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자기 딸 셋을 시집 보냈으니 황후 자리를 치워버리기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역모사건 자체가 조작일 수도 있고, 솔직히 그런 사건이 있었다고 해도 제 3자의 도덕관념으로는 조조 책임이 없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임신한 동귀비를 끌어내서 목졸라 죽이는 찬역을 벌여서 원인을 제공한 건 조조니까요. 원래는 헌제의 호령에 신하인 조조가 목숨을 잃었어야 마땅한 역적질은 조조가 한 셈인데, 그걸 처벌할 권력이 없으니 황제측에서는 암살모의가 한계였던 거지요. 그런 모의가 있었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있었다고 해도 실행할 능력도 없었고… 여러모로 조조는 헌제를 가지고 놀았던 셈입니다.
   사실 조조가 문왕을 닮겠느니 어쩌느니 하지만 동귀비를 죽일 때 헌제 자신을 죽이는 것과도 별로 다르지 않은 일을 이미 저지르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솔직하지 않았기 때문에 썼던 온갖 비열한 꽁수들은 저렇게 역사에 결국 복황후 시해사건처럼 더러운 얼룩을 남기고 있습니다. 오히려 깨끗이 선양의 형식으로 폐위시키고 여생은 한 개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한 조비 쪽이 차라리 인간적으로 보일 정도네요.
   복황후를 죽이고 헌제의 새 황후가 된 건 역시 결국 조조의 세 딸 중 둘째인 조절이었습니다. 그녀는 그나마 조비가 헌제를 폐위할 때는 헌제 편을 들면서 조씨들을 꾸짖어주었습니다.
   첫째딸 조헌이 사용했던 청동사자문양 도장은 유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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